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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땅으로 시작해 땅으로 끝나는 복수전
이 영화의 시작은 도굴자인 땅 수색에서 시작됩니다. 땅에 막대기로 안에 땅 밑 살아있는 사람이 묻혀있다는 것을 발견해 그 아이를 구해주게 됩니다. 평범한 고물상처럼 보이는 집에 같이 지내며 문화재를 도굴해 비싼 값에 파는 괴도가 된 '강동구'. 늘 훔친 문화재 자리엔 초코파이 껍데기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자신의 유명세를 이어서 많은 문화재를 보유해 돈을 쫓아가는 회장님 귀에 들어가게 되고, 강동구 일행은 언변으로 한때 유명세를 치르던 도굴꾼들을 모아 선릉 도굴 계획을 회장님 일행과 진행하게 됩니다. 강동구는 돈을 좋아하는 평범한 도굴꾼으로 보이지만 사실 복수심을 가득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어릴 적 땅에 살아있는 채로 묻히게 된 사건을 후반 공개하게 되고 강동구의 아버지가 도굴꾼으로 회장님과 백자를 얻으려 하다 회장의 꼼수에 땅속에 그대로 묻히게 되었습니다. 그 복수를 커서 이루게 되었고 막대한 한국의 문화재는 국가에 돌려주고 도굴꾼들은 프로젝트 끝남과 동시에 각자의 자리에서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큰 스토리는 간단명료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영화입니다. 익숙한 배우들이 출연해 익숙한 재미로 보는 영화라는 점과 가족들과 여가시간을 보내는 용으로는 제격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중간 대사의 맛을 배우의 캐릭터로 잘 살리는 장면들을 보는 재미로 본다는 느낌이 강했고, 마지막 회장과 강동구의 관계 공개에 큰 임팩트를 못 느낀 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2. 땅파는 괴도를 본 총평
배우 이재훈 님이 출연하는 영화에 탄탄한 조연들이 나와 이 영화를 안 봐도 잘 맞았을 거라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사실상 주연보다 조연 보는 재미가 있던 영화였습니다. 배우 조우진 님이 능청스럽게 중국산 짝퉁 부채를 중국인에게 호객행위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조연의 매력을 대사로 잘 표현했다 생각했습니다. 함께 일할 생각이 없고 도굴에서 손 뗐다는 일행들을 설득하기 위해 자존감을 팍팍 올려주는 대사들에 미묘하게 감정이 변하는 조연들의 표정이 영화를 보는 과정을 심심하지 않게 잘 이끌어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위기의 순간에 서로가 죽지 않으려 티카 타카 하는 대사들은 긴박한 상황에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지 않게 해주는 것 같았고, 늘 생각하지만 배우들은 말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표정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대사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복수전이 주 이야기 흐름이라 이해는 가지만 마지막 반전을 주려고 짜고 치는 관계를 공개할 땐 반전의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후반부에 강동구(이재훈)가 죽을 위기에 놓이게 되었을 때 인디아나 존스(조우진)이 소리 지르다 살아있는 강동구를 발견해 안도하며 쓰러지는 장면은 웃프면서 실제 웃음을 못 참은 것 같은 이재훈 배우의 표정에 덩달아 웃고 뜬금없는 웃음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회장님이 악역으로 나와 마지막 권선징악을 잘 보여줬는데 사실 최대 악역은 신혜선 배우가 연기한 인물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전적으로 얻은 이득은 미미하지만 결국 명성은 동구 덕에 출중해졌고, 본인도 문화재를 사고팔고 더한 부를 축적하려 했지만 동구가 그것을 막아 최대의 악역은 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전의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잘 알지만 관심만큼 배우고 익히는 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영화나 예능프로그램, TV 프로그램에서 재밌게 이야기해 주는 걸로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익히고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소재의 유익한 것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도굴사건인 오페르트 도굴사건과 같이 그 사건들을 다루는 영화들은 없었는데 역사 쪽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도 괜찮은 소재가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선릉을 도굴해 전설의 검을 취하려는 소재는 나름 재밌었지만, 왕의 무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단순 복수극으로만 이야기가 흘러가는 게 조금은 아쉬웠다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가 아직 돌아오지 못한 막간의 지식을 다루는 장면과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그것들을 언급하는 장면이 있었던 것도 그런 아쉬움을 증폭시킨 것 같습니다.